[Cooking Alchemy] 머랭쿠키의 동양/서양 신비학적 분석

 

이론만 계속 이어가면 재미없으니까 실습도 해보자.

원하면 언제든지 간편하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평소에 자주 먹지 않을 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보다가 머랭쿠키가 떠올랐다.

한동안 많이 유행해서 지금도 여기저기 많이 팔고 진짜 마음만 먹으면 일반 베이킹에 비해 훨씬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머랭쿠키를 이용해서 말과 글 솜씨를 높이는 방법이다.

머랭은 액체 상태의 계란 흰자를 빠르게 휘핑하여 공기와 섞어 거품을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 과정은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동반하므로 본래의 계란이 가진 상징성에 추가적인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

(게임으로 치면 소모성 아이템에 추가 특성을 부여한 것 ㅋㅋ)

 

먼저 서양의 신비학적 측면에서 머랭이 지닌 상징성을 분석해보자면 계란의 성질과 조리 과정을 고려하였을 때 행성으로 친다면 수성과 달, 원소로 친다면 공기+물이 되겠다.

머랭은 빠르게 섞어 공기와 결합된 액체인데다 맛도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공기처럼 흩어지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지적이고 민첩하며 변화무쌍한 에너지를 지닌 수성과 상응된다.

특히 머랭의 거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물질의 상태를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연금술에서도 의미하는 수성의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조리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머랭은 주로 달콤한 디저트에 이용되곤 하는데 이 또한 수성의 경쾌하고 유희적인 속성이나 공기원소 특유의 달고 부드러운 맛에 부합된다.

두 번째로 상응하는 행성인 달은 머랭의 주요 재료인 계란 흰자에서 유래된다.

계란 흰자는 순수하고 부드러운 액체 물질로 노른자를 감싼 채 보호한다. 

실제로 흰자에 쌓여있는 상태의 노른자는 특정한 방법(빠르게 회전한다거나)을 통하거나 깨트려 꺼내지 않는 한 흰자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데 이것은 달이 지닌 모성적 에너지와도 연결된다.

뽀얗게 잘 섞인 포동포동한 머랭의 흰색과 섬세함은 달의 순수함과 닮아있으며 조리과정에서 액체류와의 상호작용이 감정적인 직관을 이용하여 작업하는 달의 에너지와 상응한다고 볼 수 있겠다.

위의 행성이야기에서 거의 설명했지만 머랭이라는 조리방식의 핵심 자체는 공기를 머금고있는 거품이다.

이것은 명백하게 공기의 특성을 지니는데 공기는 주로 가벼움과 이동성, 지적 에너지, 창의성과 억압되어 있는 표현력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더불어 머랭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액체였던 흰자가 거품 형태로 변화하는 것은 물과 공기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로 전혀 새로운 느낌의 결과물을 완성해 내는 힘과 관련이 있다.

두 번째 동양 신비학의 관점에서 오행을 접목하여 바라보는 경우 머랭은 금기와 수, 목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머랭이라는 조리법은 동양식 요리에서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다 보니 완벽하게 분석하기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므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길 바란다.)

우선 계란 흰자가 지닌 겉과 속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액체임에도 비교적 쉽게 변하지않고 다시 본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 하는 성질이 강한 성향이나 순수한 흰색에서 금의 속성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수축하려드는 성질(금)을 지닌 흰자를 특수한 조리법을 이용하여 부풀리는 요리 방식은 새봄에 부드러운 새싹이 자라나는 듯한 확장성과 상승기운을 흰자에 불어넣은 것이므로 목기운을 닮았다.

 

결과적으로 머랭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휘핑”이라는 물리적 행위를 통해 계란 흰자(액체)에 공기(기운)를 불어넣어 “변화(변증)“를 일으킨다.

즉, 수기운이 공기와 만나 부피가 커지며 목기운이 지닌 확장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후 고정된 형태가 없었던 물질인 물(흰자)을 경쾌하고 가벼운 질감으로 변화시킨 후 다시 열을 쬐어 금(쿠키)의 정제된 상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겪은 결과물이 바로 머랭쿠키인 것이다.

 

(다음 편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