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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y-Core] Nigredo : 당신의 가장 깊은 어둠에 빛이 있으라Occult Essay 2024. 8. 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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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연금술의 핵심 재료와 과정에 관해 설명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 과정에 대한 이론 중 초보 연금술사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작업이 되는 Nigredo(니그레도: 이하 흑화라고 하겠다.)에 대해 안내해 드리고자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져왔던 수많은 호불호와 취향, 패러다임, 성격, 경험에 따른 자아를 가지고 있다.
이 자아는 매우 강력하고 고집스러우면서 견고하다.
때로 우리는 유연함을 요구받기도 하는데 그때 이 견고한 자아의 방해로 인해 마법에서 많이 말하는 이른바 "패스웨이"가 열려도 쉽게 들어서지 못할뿐더러 어떠한 "깨달음"을 얻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환경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자아로 인해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다양한 수행과 리추얼적 행위를 함에도 변화하지 못한 채 마법적 에너지의 폭풍만 맞게 된다.
왜 나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가? 왜 내가 바라는 것은 얻어지지 않는가?
이 문제는 우리의 자아가 고집스럽게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데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자아라는 것은 나쁘고 독한 것이라 어떻게든 부수고 처치해야 하는 것일까?
정답을 말하자면 그러하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징그럽게 달라붙는 주관적 불행은 자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아가 우리의 삶을 망치고자 나서서 열심히 방해하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슨 소리냐고? 자아는 결국 우리의 전생과 현생의 트라우마와 경험,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는 우리가 이제껏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살아남고 적응하기 위해 자아라는 방패와 분석, 필터링 도구, 그러니까 일종의 렌즈를 구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유지하며 그럭저럭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데에는 현재의 자아를 잘 성장시켜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지만... 일단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 그 이상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의 망테크만 반복하려 드는 패턴을 깨부수고 간절히 원하는 소망을 이루고 가장 긍정적인 모습의 내가 되어 삶을 영위해야 한다.
이처럼 문제를 반복하며 현재의 패턴을 보수적으로 지키려 드는 고집 센 자아를 부수고 불태워 새롭게 재정의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작업이 바로 흑화이다.
흑화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연금술적 과정의 첫 번째 단계로 [변형]과[재생]의 준비 과정이면서 시작 과정이기도 하다.
연금술에서 이 단계는 물질의 [부패]와 [검게 타버린 상태]를 나타내며 그것이 완전히 분해되고 기존의 구조를 부서뜨려 카오스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죽음] 또는 [부패]의 상징이며 이때 물질이란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영성적인 모든 부분에 부합 및 치환이 가능한데, 이 개념은 반드시 연금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 철학, 영적 맥락에서 동일하게 사용되고는 한다.
이러하다 보니 연금술에서 흑화를 표현할 땐 말 말 그대로 흑색 물질(ex. 검은 숯)로 상징하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화학적으로 변화된 물질은 [순수함]을 지닌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물질은 단순히 분해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혼합되기도 하는데 이는 실습때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이러한 흑화 과정이 연금술사에게 중요한 이유는 술사가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화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해하고 정화하는 과정 자체가 죽음의 상징적 의미가 된다! 죽음이라 하여 나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견고하게 굳어있던 물질(자아)의 형태나 특징, 특성 자체가 무너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심리, 철학적 맥락으로 첨언하자면,
1. 심리학적 관점 : 융과 같은 심리학자들은 개인의 심리적 변화와 자기 이해의 과정으로 흑화를 해석하였고 이 과정은 개인 안의 내면의 어둠을 마주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는 단계로 보았다.
즉, 심리적 관점에서 흑화는 개인의 무의식과 내면의 갈등(그림자와의 갈등)을 탐색하는 단계로 설명하였다.
2. 철학적 관점 : 철학자들은 흑화를 인간이라는 존재의 변형 과정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 자체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이는 새로운 깨달음과 성장을 위해 고통받고, 죽음을 경험하는 과정을 상징한다고 보았으며, 전통적으로 연금술에서 이야기하는 무가치한 납의 초기 변성 단계와 유사하게 보았다.
이로써 흑화에 대한 보편적인 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끝이 났다.
흑화. Nigredo는 연금술의 모든 과정의 출발점으로서 필수적이며 모든 연금술적 변화의 기본적인 준비 단계이다.
정말 매우 몹시 중요한 작업일뿐더러 우리가 삶 속에서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는 이 흑화 단계만 잘 이용하여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을 먹으며 멋진 삶을 사는 이들을 바라보고, 그들이 했던 것들을 따라 하고 배운다고 하더라도 내가 서 있는 땅이 나를 끌어들이고 나아가지 못하게 하며 더럽히는 갯벌이라면,
아름다운 하늘의 별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장에라도 주변을 탐색하고 이 갯벌에서 뛰쳐나가야 한다.
그것이 납이 금 이되고 노예가 왕이 되는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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